지난 리뷰에서 다루었던 책 <부의 시나리오>는 제가 거시경제 공부에 흥미를 갖고 경제 신문 구독을 시작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신문을 읽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세상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일들을 겉핥기 식으로 알고 넘어가는 것만으로는 깊게 공부가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매크로 관점에서 가장 최근의 경제 상황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부의 시나리오>를 쓴 오건영 신한은행 WM 사업부 팀장이 올해 새로 쓴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기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연속' 속의 '단절'에 관심을 갖자
아무리 경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IMF,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같이 한동안 뉴스를 도배하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는 모르고 지나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막연히 "IMF 때 우리나라 정말 많이 어려웠지... 서브프라임 사태 터지고 세계 경제가 나락으로 갔었지..." 정도로만 알고 지나쳤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대해서도 별다른 통찰 없이 "요즘 왜 이렇게 살기 팍팍허냐..."라고 푸념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남들과는 달리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는 소수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연일 뉴스를 도배하는 인플레이션이니, 고금리니 하는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면서도 이러한 일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과거에도 이런 패턴이 있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절대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가 없겠죠.
<위기의 역사>는 1997년 외환위기부터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를 거쳐 가장 최근의 코로나19 및 인플레이션 위기에 이르기까지의 '연속' 속에서 '단절', 즉 경제 위기들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서사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그러한 위기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까지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줍니다.
참고로 금융 경제를 공부할 때 ‘단절’과 ‘연속’이라는 단어를 감안해서 살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온한 경제의 흐름인 ‘연속’을 읽다 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죠. 반면 ‘단절’의 포인트를 짚어내면 그 단절을 중심으로 이전과 이후가 바뀌는 모습에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일반 역사를 공부할 때도 전쟁과 같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공부하다가 역사 전체에 흥미를 느끼곤 하죠. 저는 금융 경제에서 중요한 ‘단절’은 경제위기라고 봅니다. 위기에 대해 공부하면서 전체적인 금융 경제 공부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위기의 역사 / 오건영 中에서
두껍지만 꼭 완독해야 하는 책
저는 원래 책을 고를 때 얇은 책 위주로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꺼운 책은 처음부터 페이지 압박이 너무 심해서 의욕이 잘 안 생긴달까요.
평소였다면 이렇게 페이지 수가 많은 책은 고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의 시나리오>를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어려운 내용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쓰시는 오건영 님의 필력에 한 번 더 기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완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매우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마지막 장에서 오늘날 우리가 처한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인사이트가 나오거든요.
위기의 역사를 보며 깨달은 것
'위기'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사건들이 사실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장기간에 걸쳐 맥락(Context)이 형성(Build-up)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울의 물에 잔이 넘치는 것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위기가 터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면 위로 드러난 위기는 꽤 장기간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맥락이 형성되는 동안에는 언제든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나름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그려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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